일상

인류는 기록을 바탕으로 진화하고 발전했다.

highlightmoon 2025. 10. 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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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글로 기록을 하는가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SNS을 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는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써놓은 웃긴 글, 감명 깊은 글, 똥 글 등을 보면서 하루를 대하는 마음을 다잡고는 하지요(제 얘기는 물론 결코 아닙니다..). 이렇게 우리는 사람들이 남긴 기록으로 소통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을 아무리 집안에서 소리쳐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요. 가끔씩 집에서 노래를 부르면 옆집에서 제 노래에 감명받아 저희 집에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효율적으로 기록을 남기는 방법은 글로 기록하고 그걸 널리 퍼트리거나 다른 사람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는 거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글로 기록을 하는 것은 나를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는 요즘 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먼 옛날에는 종이와 잉크가 발명되기 전에는 그 기록이라는 것이 정말 힘든 과정이었지만 지금은 술을 마시고도 SNS에 흑역사를 남길 정도로 기록을 글로 쓰는 게 너무 쉬운 세상입니다. 그만큼 나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게 정말 쉬운 세상이지만, 반대로 너무 많이 표현하고 드러내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껴 요즘은 SNS을 잘 안 하는 사람이 이상형인 사람들도 종종 보입니다. 따라서 표현 강도, 그 사이의 중간을 찾는 게 또 다른 과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별 의미도 관심도 없는 글(i.e. TMI)과 사람들에게 깊은 인사이트를 주는 고전 사이의 글이 우리가 생각하는 괜찮은 기록이지 않나, 저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기록들로 인해 우리는 발전해 왔습니다. 수 세기 전에 발견되고 발명되어 온 과학 이론들이 책에 쓰여 후대까지 이어와 우리가 그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뉴턴이 사과를 맞지 않았으면 인생이 좀 더 단순해졌지 않을까 하며 아쉬워 하지만, 그럼에도 그 대기록 덕분에 우리가 SNS에 흑역사와 좋은 글들을 편하게 쓸 수 있는 세상을 맞을 수 있는 것입니다. 혹시 아나요, 우리가 남긴 어떤 기록이 후대에 인사이트가 되어 엄청나게 큰 발전에 도움이 될지. 따라서 우리는 어느 정도 좋은 글을 어느 정도 남겨야 인류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계획대로 살고 있는가

우리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그에 맞는 계획을 짜고는 합니다. 5년 뒤에는 회사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을 거고, 10년 뒤에는 결혼해서 자식들과 잘 살고 있을 거고, 20년 뒤에는 여러 부동산들을... 같은 미래를 꿈꾸며 그걸 이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한 뒤에 그에 맞는 계획을 짭니다. 수년간 초등학교 방학 숙제로 단련되어 온 우리들은, 말도 안 되는 하루 생활 계획표와 수십일의 기억이 불현듯 생각나 몰아 쓰는 일기처럼 어설프게 계획을 짰으며 그 계획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 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계획들이 다 계획대로 됐나요? 저는 단연코 단 한 사람도 계획대로 살아오지 않았을 것이라 자부합니다. 인생은 불확실 안에서 확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운'이라는 게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어느 순간부터 계획이 틀어지고 거기에 나를 맞추는 상황이 종종 있었을 겁니다. 학교를 졸업할 때는 '최고의 인공지능 전문가가 될 거야' 생각하고 회사에 들어갔지만 현실은 백엔드 개발 덕분에 흰머리가 듬성듬성 생기는 것처럼, 모든 길에는 내가 생각지 못한 경우가 생깁니다. 그리고 웬만한 경우에는 그 상황에 내가 맞추게 됩니다. 회사에서 꺼리는 프로젝트를 줄 때, 매니저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대들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이게 되고 수많은 것들을 새로 배우게 됩니다. 그 과정은 나에게 득일지 실일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게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우리는 멋도 모르고 많은 것들은 배우면서 어떤 의미로든 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뒤를 돌아보면, 나에게 남은 게 뭐지 하고 종종 되묻고는 합니다. 마일스톤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인간의 뇌는 필요 없는 기억들을 지워가기 때문에 우리는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남은 게 없다고 종종 속상해하고는 합니다.

기록이 곧 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진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걸어와서 뒤를 돌아보니 수많은 커브길이 있는 걸 발견하고는 합니다. 그리고는 '나 뭐 했지' 생각에 종종 우울해지기도 합니다(술을 마시기 좋은 핑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발자취마다 조그마한 기록을 남겼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라 하는 분들도 있을 테니 지나온 과정에서 내가 생각했던 도움이 될만한 생각, 새로운 것, 방법론 등을 남기는 게 나뿐만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도 도움이 되겠구나 하여, 앞으로 저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오늘 이렇게 제 블로그 첫 글을 써봅니다.

 

개발자로서 개발과 관련된 글들이 많겠지만, 그 외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만한 글이 생각나면 써보려고 합니다. 누구나 첫 글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쓰다 보면 완벽해진다는 것처럼, 저도 글을 쓰다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도움을 받지 않을까 바라면서 이 블로그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검색을 해보면 '티스토리 초보자 글 가이드 10가지'같은 글들이 많이 보이지만, 일단 저만의 길을 갈고닦아 나가면서 느리지만 조금씩 저만의 아카이브를 쌓아 올려갈 계획을 합니다.

 

이번 계획은 계획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닌, 내가 계획에 맞추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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